[보헤미아의 여름]은 1차 세계대전이 끝나고 2차 세계대전의 전운이 풍기는 보헤미아에서 일어난 두 소년의 우정 이야기다.
독일 소년 요제프는 장난을 치다 체코 소년 이르시를 몇번이나 죽을 만큼 큰 사건을 겪는다. 하지만 둘은 그 사건들 덕에 더욱 친해져 단짝이 된다. 이 둘처럼 한 명쯤은 누구보다도 믿는 '친구'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가족이나 선생님에게도 말하지 못할 고민이나 비밀을 말할 수 있는 '친구'는 꼭 필요하다. 내 말 못할 고민을 누구보다도 진지하게 들어 줄 '친구'.
2차 세계전쟁이 일어나기 전, 체코와 독일이 사이가 좋지 않을 때였는데 원수가 되어도 이상하지 않을 체코와 독일 친구가 서로 친했다니.. 이 둘의 우정은 누구보다도 뜨거울 것 같다. 그 당시 독일과 체코가 서로 미워할 때의 수치와 요제트와 이르시의 우정의 수치는 같지 않을까? 볼수록 두사람의 사이가 부러워진다.
전쟁을 위해 설치해 놓았던 기관총이 없어졌다는 소식을 들은 요제트와 이르시는 기관총을 찾아 둘만의 공간인 '천국'에 있는 깊은 구덩이에 기관총을 던져 버린다. 이처럼 친구와 함께하면 불가능해 보이는 어떠한 일도 해낼 수 있을 것 같다고 생각한다. 친구가 옆에 있다는 것만으로도 자신감을 얻고 힘을 얻는다. 그만큼 소중한 친구의 존재. 하지만 이르시가 수업 기간이 9년인 김나지움에 가게 되어 둘은 슬픈 이별을 하고 만다. 체코 친구들의 눈치가 보여도 친하게 지내던 둘의 사이가 이렇게 떠나버리다니. 요제트는 참 슬플 것 같다.
[보헤미아의 여름]은 많이 읽어본 2차대전때의 우정이야기와 비슷할 거라고 기대를 버리고 봤지만, 읽어보니 평범한 우정 책과는 비교가 안 될 정도로 신박한 스토리여서 정말 재미있게 읽었다. 책에서의 두 사람이 만나는 과정도 신박하고 괜찮지만 만약 2차 세계대전 시대가 아니었다면 둘은 더 일찍 만날 수 있지 않았을까? 남들이 보기엔 요제트와 이르시가 친한 것이 당최 이해되지 않을 것이다. 친하게 지내는 것조차 어려운 세계전쟁. 다시, 다신 일어나면 안될 문제중 하나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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