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걱정의 반대말]은 공동묘지 옆에 위치한 슐람바스 사하라라는 마을에 메이 할머니 가족이 이사를 오고 겪게 되는 이야기다.
먼저, 난 책을 읽기 전 [걱정의 반대말]이라는 제목을 보았다. [걱정의 반대말]. 안심, 평화?
잦은 이사 찾게 된 주인공 가족의 집은 길(도로)에선 절대로 보이지 않는 이 집의 문은 집 뒤편에 달린 것도 모자라 문턱은 무릎 높이에 있다. 주인공과 가족은 싫어할 만도 하겠지만 난 오히려 그런 특별한 집을 가진 것이 기쁠 것 같다. 어디에서나 보이는 문은 재미없고 무릎은 무슨 신발끈과 친구가 된 문턱도 재미없다. '평범'보단 '특별'을 추구하는 나로선 주인공의 집이 너무나도 부럽다.
걱정의 반대말을 실크와 철물이라고 대답하는 넘치게 긍정적인 아빠와 너무나도 유쾌한 가족을 봐선 제목([걱정의 반대말])과 어울린다는 생각이 나질 않는다. 하지만 또 다른 면에서 생각을 해 본다면 너무나도 긍정적인 아빠가 걱정의 반대말이 찾아오지 않은 상태지만 가족을 위해, 걱정의 반대말이 찾아온 척하는 것 아닐까? 생각해 보면 가능한 일이다. 아빠는 이사 후 새롭게 엽궐련 사업을 시작했지만 그것마저도 꼬여 버려 집안 사정은 내려가기만 한다. 난 아빠가 내 생각대로 가족을 위해 아닌 척을 하는 것이라면 정말 존경스러울 것 같다. '타인'을 위해 자신의 '걱정'을 참는다니. '걱정'이 나에게 다가온 것 자체로도 힘들고 슬픈 일인데 그것을 '남'을 위해 참는다. 얼마나 대단한 행동인가.
메이 할머니는 가끔 사진을 꺼내어 이야기를 들려주곤 하는데, 다 읽고 나면 그 이야기 속에 실마리로 할머니의 비밀을 들춰낸다. [걱정의 반대말]이라 해서 깊은 뜻이 담겨 있는(?) 어려운 책인 줄 알았지만 생각보다 유쾌하고 액자소설 같은 형태라 기대 이상으로 재미있게 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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