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 깜언]을 읽고


[모두 깜언]은 좋지 않은 경제 상황에도 불구하고 밝고 따뜻하고 씩씩하게 살아가는 주인공 유정, 유정과 함께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이다.

중학생 소녀 유정은 강화도 농촌에 살고 있다. 흔히 말하는 언청이(입술입천장갈림증)로 태어나 수술을 한 지금도 약간 말을 더듬는다. 아빠와 엄마는 차례로 집을 나갔고, 지금은 할머니, 작은아빠, 베트남에서 온 작은엄마, 조카들과 함께 살고 있다. 유정이 살아가는 농촌의 현실은 퍽퍽하다. 구제역으로 젖소를 살처분하고, 임박한 FTA를 걱정하며 시위를 하기도 한다. 농사엔 미래가 없다고 생각하는 어른들만큼 아이들도 무기력하다. 농사를 물려받거나 공장에 가고 싶지도 않다고 막연하게 생각할 뿐이다.

이러한 좋지 않은 환경 속에서도 우리의 주인공 유정은 밝고 따뜻하고 씩씩하다. 겉모습은 항상 밝고 따뜻하더라도 실제로는 참 힘들고 어려운 현실을 겪고 있을 수 있다는 것을 보고 정말 대단하다고 생각한다. 절대 겉모습만 보고 판단하고 그러지 말아야지..

[모두 깜언]에서 깜언은 베트남어로 '고맙습니다'라는 뜻이다. 유정이 작으 엄마에게 배운 베트남어 깜언은 이야기를 읽는 내내 도새기게 되는 말로, 사소한 일상의 하나하나를 고맙게 여기는 유정의 진정성이 느껴지는 단어이다.

책이 정말 유쾌하고 재미있는 장면이 많이 나오지만 실제로는 힘든 현실을 살아가기 때문에 그런 장난스러운 농담들이 나올 수 있는게 아닌가 싶다. 농담으로라도 현실을 부정하려고..

세상의 불합리함을 확실하게 지적하면서도 그 세상을 살아가는 사람들을 따뜻하게 응시하는 나는 그런 유정이 매우 존경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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