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몬드]는 '감정을 느끼지 못하는' 소년의 특별한 성장 이야기이다. 작품 속 등장인물들이 타인과 관계 맺고 슬픔에 공감하며 성장해 나가는 과정을 탁월하게 묘사해 그 부분이 난 인상깊었다.
열여섯 살 소년 선윤재는 '감정 표현 불능증'을 앓고 있다. '아몬드'라고 불리는 편도체가 작아 분노도 공포도 잘 느끼지 못한다. 타고난 침착성, 엄마와 할머니의 넘치는 사랑 덕에 별 탈 없이 지내지만, 크리스마스이브이던 열여섯 번째 생일날 끔찍한 사고가 일어나 가족을 잃는다.
하지만 공포와 분노를 느끼지 못하는 윤재는 가족이 잃어도 별 감정 없을 것 아닌가.. 내가 윤재라고 생각하면 너무 무섭고 두렵지만 그런 감정을 느끼지 못하는 윤재이니 더더욱 힘들 것 같다. 늘 곁에 있던 사람이 한순간에 떠나가니 그만큼 두려운 일이 어디 있겠는가..
그리고 세상에 홀로 남겨진 윤재 앞엔 '곤이'가 나타난다. 13년 만에 가족의 품으로 돌아오게 된 곤이는 분노로 가득 찬 아이다. 곤이는 어떤 일로 윤재에게 화를 쏟아 내지만, 감정에 동요가 없는 윤재 앞에서 오히려 쩔쩔매고 만다.
별 이유 없이 철없게 화내는 곤이는 정말 답답할 것 같다. 공감능력이 떨어져 대화가 되지 않을 것이니. 문뜩 감정을 느끼지 못하는 친구가 주변에 있다면 난 어떻게 대처할까 궁금해졌다.
그런 곤이가 윤재는 어쩐지 밉지 않고, 오히려 궁금해진다. 두 소년은 남들이 이해할 수 없는 특별한 우정을 쌓아 간다.
이런게 진정한 우정이 아닐까 생각한다. 서로 마음을 이해하기 어려운 사이인데도 그걸 손쉽게 무시하고 진정한 친구가 되는 것이, 제대로 된 우정이 아닐까. 난 저런 친구를 만들고싶다.
한쪽은 분노, 한쪽은 감정이 없다. 서로 비슷하지만 다른 이유로 괴물이라 불리는 두 소년의 모험은 정말 순수하고 대담하다.
윤재는 곤이와 함꼐하며 조금씩 내면의 변화를 겪는다. 두 소년의 우정으로 곤이는 분노가 점점 사그라 들 것이고, 윤재는 감정이 점차 생겨날 것 같다. 상상만 해도 내가 더 뿌듯하다. 어서 빨리 서로의 단점을 서로가 매워주어 더더욱 깊은 우정을 찾는 두 소년이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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