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대왕]을 읽고


[파리대왕]은 비행기 사고로 남해의 외딴섬에 포류하게 된 몇 명의 소년들이 문명적인 규칙을 통해 자신들에게 부과하여 공동체를 만들지만 결국 원시적인 야만상태로 변해가는 이야기를 담은 책이다.

만 다섯 살에서 열두살에 이르는 소년들이 살아나가는 마치 영화에서만 보던 멋진 탐험 이야기다. 어릴적 상상의 바다 속에서 항상 모험하였던 것이 생각나 더 재미있었다. 물론 쉽진 않겠지만.. 나도 저런 모험을 한번쯤은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책을 읽으며 든 생각 중 극한에 처한 인간의 본성은 선과 악 중 어디에 더 가까운지 의문이 들었다. 다른 어떤 책에서 본 것이 기억이 난다. 인간은 태초에 선한가 악한가에 관한 내용이었는데 나는 인간이 선하지도 악하지도 않은 존재라고 생각한다. 저렇게 힘들고 두려운 상황에서 소년들이 꿋꿋이 파헤처나가는것을 보니 내가 다 자랑스러웠다. 나라면 저렇게 할 수 있을까..

핵폭탄이 펑펑 터지는 전쟁 도중 피난민들이 탄 한 비행기가 추락했다. 이렇게 시작하는 이야기는 영국 해군 장교의 구조로 끝이 난다. 이 사이에 주인공 꼬마아이들은 상상도 하지 못할 일들로 생존해낸다. 구조되었을 때에는 마치 내가 그 꼬마인 것처럼 기뻤고 섬에서 생존해나갈때엔 내가 떨리고 재미있었다. 나뿐만 아니라 모든 독자가 다 그럴것 같다. 누구나 어릴적 외딴 섬에서 친구들과 함께 모험해 나가는 상상을 해 봤을 것이기 때문이다.

사춘기, 혼돈의 시기를 거치는 나이에 떠돌게 된 아이들은 서로 싸우고, 약탈하고, 약탈당한다. 나름의 질서를 만드려 애쓰던 랠프와 피기는 결국 잭과 친구들에게 쫓기게 된다. 그들은 마음 속 악마가 살아난 듯, 공포를 도구로 이용하여 악랄해져간다. 두려움속에 원치 않는 선택을 하기도 한다. 결국 랠프만 남았고, 혼자 남은 섬은 악마같다. 하지만 이미 엎질러진 물이기에 고통스러워하는 것밖에 할 수 없어서 난 랠프가 슬프고 불쌍했다.

가장 위대한 생각이란 가장 단순한 법이다. - 194쪽의 내가 인상깊은 문장이었다. 이처럼 우리가 가장 어렵고 무겁게 느껴지는것은 사실 우리가 가장 단순하게 생각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항상 뒤돌아보고 또 돌아보며 살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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