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섯째 아이]를 읽고

[다섯째 아이]는 아주 정상적인 두 남녀가 만나 가정을 꾸미고 난 후 일어나는 이야기를 담은 책이다.

그 남녀는 주위 다른 가족들을 놀리듯이 문란하고 비정상적인 것들을 거부하며 전통적 의미의 행복한 가정을 건설해 나가는 오늘날엔 보기 드문 경우를 보여준다. 이 이야기를 딱 보고 난 내 주위 친구들이 생각났다. 나쁘고 몸에 좋지 않은 것을 하는 것은 자유지만 저렇게 해도 되는 나이 떄에 하면 참 좋으련만, 그렇게 불법적으로라도 하고 싶은지 나는 이해가 되지 않았다.

이렇게 행복하기만 했던 가정은 그들의 다섯쨰 아이가 태어나고부터 이상적인 가정은 점점 파괴되어갔다. 이런 장면이 나는 너무 감명깊었는데 그 이유는 작가가 행복했던 가정에 점점 크고작은 일상의 변화가 너무 간결하고 긴박하게 내게 전해져 왔기 때문이다. 이런 작가가 나는 너무 멋지고 존경스럽다. 다른 사람에게 자신의 생각을 전하는 일은 굉장히 어려운 일이라고 생각한다.

난 책을 읽으며 초반에 굉장히 화목했던 가정이, 매일매일 화이팅을 외치며 내일은 더 행복하게 보내야지 했던 가족이 이렇게 바뀌는 것이 너무 끔찍했다.

다섯째 아이가 가족의 아이가 아니었다면 그저 남이었다면 그냥 피하고 모른체하면 그만이겠지만, 그 아이를 책임져야하는 내가 그 아이의 부모라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그 아이를 마치 남인 듯 모르는 척 할 것인가. 이물감을 인정하고 더불어 살 것인가. 두 선택에 관해 생각해 보니 어느쪽을 생각해봐도 끔찍하게 고통스러울 거라 생각이 든다. 가족이란 이렇게 언제나 기쁠 수는 없는 것이라는걸 꺠달았다.

아이를 보는 엄마의 시선은 놀라웠다. 다섯째 아이인 벤이 괴물같은 아이라는 것을 인지하고 괴로워하며 고통받으면서도 그 괴물같은 존재를 받아들인다. 자신의 아이라는 이유로. 벤을 받아들인 이후로 꿈꾸던 단란한 가족의 모습은 결국 붕괴되었다. 하지만 끝까지 벤을 책임지는 엄마였다. 책을 읽으며 모성애라는 것에 대하여 정말 감탄하였다. 굳이 저렇게까지 해야 할까 라는 생각도 들었지만. 엄마, 해리엇이 너무 존경스럽고 또 안쓰럽고 또 대견하였다. 내 부모님 같은 부모가 되는 것이다.

벤은 다른 아이들과 매우 다르긴 하나 정상 범주에 든다. 느리지만 아이는 노력하며 달라지고 있다. 가족으로부터 괴물 취급받는 아이는 타인과 접촉하는 시기가 온다. 타인에게는 또 어떤 괴물같은 모습을 보여줄까 스릴감을 기대하였지만 이 괴물같은 아이는 가족이라는 울타리 밖의 타인들과는 생각보다 잘 지낸다. 학교도 끝까지 다닌다. 처음부터 끝까지 소름끼치는 이 소설의 진실은 뭘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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