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 1]은 고등학교 교사인 주인공 르네 톨레다노가 한 공연장 '판도라의 상자'에 갔다가 퇴행 최면의 대상자로 선택당해 일어나는 이야기로, 자신의 전생이나, 전생의 전생, 전생의 전생의 전생의 기억들을 열어 보며 이야기이다.
얼떨결에 최면 대상자로 뽑혀 최면에 성공한 르네는 자신의 무의식에 복도에 들어간다. 그 복도에는 여러가지 차고 넘치는 자신의 111번의 전생들의 기억에 문들이 있었다. 주인공은 선뜻 열어보지 못하지만 나였으면 호기심으로 하나하나 열어보다 망상에 빠져 죽게 되었을지도..
보통 사람들은 전생을 미신이나 거짓말이라고 생각한다. 믿는 사람도 여럿 있지만 나는 믿지 않는 편에 속한다. 작가는 주인공이 자신의 기억을 통해 현재의 나를 만들어가고 바뀌어가는 상황을 보여준다. 우린 지금 현제에 무엇을 하느냐에 따라 미래가 바뀐다 라고 생각하지만, 작가는 다르다. 111번의 기억들로 자신의 진정한 정체성과 역사를 복원해 낼 수 있는 통로라는 독창적인 상상력을 가진 작가가 난 너무 대단하다고 생각한다.
영화로도 나왔으면 꼭 좋겠다. 주인공이 기억의 문을 본격적으로 열고 난 후로 소설은 배경과 시대를 넘나들며 더더욱 스펙터클해진다. 아틀란티스라는 전설 속 섬에 사는 남자, 백작부인. 고대 로마의 노잡이 등등의 현재까지 오게 해준 수많은 르네들이 이 책에 출연한다. 영화로 만들어지면 정말 재밌을것 같지만 지나친 상상력을 유발하는 유머러스한 몰입도를 펼친 책의 발끝까지도 못 미칠 것 같다. 정말 미치듯이 몰입감있는 책이다.
각 방은 모두 르네가 살아온 전생으로 이루어져 있다. 112개의 방문중 111번까지 번호가 달려 있다. 이번 생이 그에게 112번째 생이라는 뜻. 자신이 가장 영웅적이었던 삶을 살았던 전생을 보고 싶었던 르네는 독일군과의 대치를 앞둔 제 1차 세계대전의 전장을 보게 된다. 끔찍한 자신의 죽음을 눈앞에 둔 르네는 충격으로 최면에서 빠져나온다. 빠져나온 그에게 최면과 현실이 뒤섞이는 극심한 혼란이 찾아오기 시작한다. 누가 전생을 보여준다고 한다면 그 누가 마다하겠는가. 르네처럼 난 멋진 인생을 살았었겠지 하다 끔찍한, 혹시 살인범이었을수도 있다. 너무나도 신비한 책, 기발한 책. [기억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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