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너]를 읽고


[스토너]는 주인공 스토너가 새로운 농사법을 배워오라는 농부 부모님의 뜻에 따라 농과대학에 진학하고 대학에 들어가 환상도 낭만도 없는 나날을 보내다, 중년 교수님의 '셰익스피어가 300년의 세월을 건너 뛰어 자네에게 말을 걸고 있네, 스토너 군. 그의 목소리가 들리나?'는 질문으로 인하여 스토너의 인생이 바뀌는 이야기이다.

자신의 삶을 타인의 시선으로 바라보는 것, 타인의 삶을 자신의 시선으로 바라보는 것. 이게 소설의 의미가 아닐까 싶다.

스토너는 정말 평범하고 또 평범한 주인공의 삶 이야기일 뿐이다. 하지만 그 이야기가 나에게는 너무 어려우면서도 또 매혹적으로 다가왔다. 스토너는 친구는 없었지만, 불행하지 않았다.

내가 책을 읽으며 책장을 넘길 때마다 한 사람의 세월이 꼬박꼬박 흘러간다. 쓸데없는 한 순간들이 생각을 바꾸면 의미있는 순간이다.

이런 소설들은 한 번 읽었을 때와 두 번 읽었을 때 다르고, 처음 읽었을 때와 몇 달 뒤에 읽었을 때 다시 달라진다. 기회가 된다면 다시 읽으면서 페이지 마다 새록새록 그때 당시 내가 어떤 기분이었는지 무슨 생각을 하였는지 과거의 내 모습을 마주해 보고 싶다.

[스토너]는 평범한 주인공이 나타나 장애물들을 헤쳐넘고 역겅을 극복하는 통쾌한 스토리도, 예상을 뛰어넘는 반전의 전개도 없다. 그저 주인공이라는 한 인물이 태어나 자라서 누군가를 만나고 아이를 낳고, 살다가 죽는다는 것이 줄거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것 같다. 그렇게 특별한 점 없는 책임에도 불구하고 훌훌 넘겨 가며 읽었다. 참 재미있는 작품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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