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판]은 소설보다 훌훌 읽히는 희곡이다. 제 1막에선 수술 중 사망한 주인공이 자신이 죽었다는 사실을 깨닫지 못한 채 천국에 도착하여 변호사, 검사, 판사를 차례로 만나게 된다. 주인공은 말과 행동으로 당황스러워하는 기색을 보이는데, 정말 나라도 억울할 것 같다. 난 무교라 사후세계 같은 건 믿지 않지만 혹시 죽고 난 후 인생에서의 죄로 재판을 받아야만 한다면, 그 무게에 따라 다시 태어나야 한다면. 어던 모습으로 태어날 지 상상이 되질 않는다.
2막에선 주인공의 지난 생을 돌이켜보는 절차가 진행된다. 주인공은 자신이 생전에 저지른 자그마한 죄들 또 큰 죄들을 보게된다. 나도 지금 생각해 보면 내가 지은 죄가 몇가지 생각이 든다. 사실은 더 많을 것이다. 전에 저지른 죄를 기억 못하는 것도 죄일까? 죄는 주워담을수 없기에 무서운 것 같다. 내가 저 처지에 놓아져있더라면 어땠을까 생각 해보게 된다.
문득 궁금해졌다. 천국의 변호사, 검사, 판사들의 이야기가 궁금해졌다. 그들도 전생엔 사람이 아니었을까 싶은데 그들의 죄는 무엇이었을까? 감정이 있는 그들은 잠깐이라도 감정에 휘둘려 본 적이 없었을까?
제 3막은 다음 생을 결정하는 절차가 진행된다. 주인공은 자신이 좋은 학생, 좋은 시민, 좋은 남편 및 가장 이었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천국의 검사는 주인공이 생각조차못한 죄를 들추어낸다. 주인공은 재판 결과로 다시 태어나야 하는 삶의 형을 피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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